딱 걸린 97세 나치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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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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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단체, 헝가리 유대인 1만5700명 학살 주범 부다페스트 거주 확인

이스라엘이 나치 전범 리스트 1순위에 올려놓고 추적해온 헝가리 경찰 출신 치지크처타리 라슬로(97·사진)가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15일 인터넷판에서 2칸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치지크처타리의 사진을 게재했다. 치지크처타리는 취재진이 찾아가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나치 전범 추적단체 사이먼비젠탈센터(SWC)의 에프라임 주로프 소장은 “지난해 9월 한 정보원이 치지크처타리의 소재를 제보했고 센터는 그 대가로 2만5000달러(약 2870만 원)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치지크처타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헝가리 카사(현재 슬로바키아 지역) 코시체 게토의 경찰 책임자였다. 그는 1944년 코시체 게토의 유대인 1만5700명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 숨지게 했다. SWC는 ‘치지크처타리는 잔인한 사디스트였다’고 주장했다.

치지크처타리는 종전 후 체코슬로바키아 법정 궐석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신분을 위장해 캐나다로 들어갔다. 이후 몬트리올과 토론토를 떠돌며 미술상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캐나다 정부에 의해 정체가 드러나 시민권이 박탈된 후 다시 기소됐다. 그는 당시 “유대인을 집단 수용한 활동에 연루됐지만 역할은 제한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그의 변호인은 “유대인이 어디로 추방될지 그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어디론가 사라져 종적을 감췄다. 더선은 “15년 뒤 다시 발견된 치지크처타리는 자신의 과거 행적을 모르는 가족과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반인륜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주장과 “이미 잃을 것 없는 노인을 감옥에 가두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맞섰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나치전범#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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