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센카쿠는 美-日 공동방어 대상” 中 “남의 영토 왜 맘대로 주무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1일 03시 00분


영유권 관련 신경전 격화 日, 열도서 日軍위령제 검토

미국 고위 당국자가 중국과 일본 간에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 공동 방어 대상’이라고 밝혀 중국이 반발하는 등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미중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고 섬에서 추모제를 열겠다고 나서면서 더욱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9일 센카쿠 열도는 1972년 오키나와(沖繩) 반환 때 같이 반환된 것으로 그 이후 일본 정부의 행정적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1960년 체결된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범위에 포함된다고 말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일안보조약 제5조는 일본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공동으로 방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센카쿠 열도 영유권과 관련해 일본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을 향해 “우려와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그는 “댜오위다오와 부속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의 고유 영토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일본이 중국 영토인 댜오위다오를 자기들 마음대로 주고받은 것은 완전한 불법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1863년 작성된 지도 등에서 댜오위다오가 중국 영토로 표시돼 있던 점을 들어 댜오위다오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한편 일본의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의 대정부 질의에서 센카쿠 열도의 우오쓰리(魚釣) 섬에서 위령제를 열기 위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대전 말기인 1945년 7월 오키나와 현 이시가키(石垣) 시의 주민들이 배를 타고 피란 가다 미군의 공격을 받고 우오쓰리 섬에 조난당했다. 당시 100명 이상이 숨졌다. 유족들은 1969년 우오쓰리 섬에서 위령비를 세우고 위령제를 지냈지만 그 후 우오쓰리 섬에선 위령제가 열리지 않았다. 센카쿠 열도 분쟁이 한창인 때에 일본 정부가 위령제 재개를 검토하는 것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일본#중국#센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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