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어산지 에콰도르 망명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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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41·사진)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어산지는 19일 성명을 통해 “에콰도르 대사관에 도착해 외교적 보호와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라며 “그동안 어산지는 에콰도르 정부의 보호 아래 대사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의 망명 신청은 스웨덴으로의 송환 위기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8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국제 수배됐으며 그해 12월 영국에서 붙잡힌 뒤 보석 상태로 런던에서 머물며 재판을 받아왔다. 영국 대법원은 이달 14일 어산지가 낸 스웨덴 송환 결정 재심 요청을 최종 기각했다. 2010년 25만 건이 넘는 미국 외교문건을 폭로한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사형 등의 간첩죄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어산지가 망명지로 에콰도르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가디언은 그가 진행하는 TV 토크쇼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올 초부터 러시아 위성방송 ‘러시아투데이’로 방영된 어산지의 TV 토크쇼에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초대 손님으로 나왔었다. 당시 코레아 대통령이 망명하라는 제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적어도 은신처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호세 미겔 비방코 이사는 “언론자유를 주장하던 어산지가 쿠바와 함께 남미에서 언론자유가 가장 열악한 에콰도르에 망명을 신청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또 어산지의 망명 신청으로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에콰도르와 미국 간의 외교적 긴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위키리크스#어산지#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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