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옴진리교 테러’ 마지막 수배자 잡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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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만화카페 종업원 신고로 검거… 17년 3개월전 사린가스 살포 공모

1995년 도쿄(東京) 지하철 맹독성 사린가스 테러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놨던 신흥종교 옴진리교의 마지막 수배자가 사건 발생 17년 3개월 만에 붙잡혔다.

일본 경찰은 15일 오전 도쿄 오타(大田) 구 니시카마타(西蒲田)의 한 만화 카페(PC방과 만화방을 합친 형태)에 수배자와 닮은 손님이 있다는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가게 앞에서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54)를 붙잡았다. 체포 당시 그는 470만 엔(약 6909만 원)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었다.

옴진리교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57)의 경호를 담당하던 다카하시는 1995년 3월 20일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사린가스를 뿌려 12명을 살해하고 5553명을 다치게 한 테러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후 특별 수배된 그는 함께 수배된 기쿠치 나오코(菊地直子·40·여)와 요코하마(橫濱) 시, 가와사키(川崎) 시 등의 러브호텔을 전전하며 숨어 지내다 가와사키 시에 정착했다. 이후 사쿠라이 신야(櫻井信哉)라는 가명으로 생활하며 건설회사에 다녔다. 기쿠치가 2006년 사귀던 남자와 동거에 들어간 뒤부터는 혼자 생활해 왔다. 경찰은 이달 3일 체포한 기쿠치의 진술을 토대로 다카하시의 최근 행적과 바뀐 인상착의를 알아낸 뒤 전국에 수배 전단을 뿌리며 체포에 총력을 기울였다.

1984년 요가 도장으로 시작된 옴진리교는 “일본의 왕이 돼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허무맹랑한 교의를 실천하기 위해 납치·테러 사건을 잇달아 벌이며 모두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동안 189명이 기소돼 이 중 13명은 사형, 5명은 무기징역, 80명은 유기징역, 87명은 유기징역 집행유예, 3명은 벌금형, 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특별 수배된 3명의 체포로 아사하라 교주 등 사형수들의 형 집행은 다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법당국은 사형수에게 공범자가 있으면 이들의 재판 과정에서 증언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옴진리교#다카하시가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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