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양 ‘정치개혁 시사’ 발언 파장… “행복은 당-정부가 주는 것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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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통념과 배치

중국 광둥(廣東) 성 왕양(王洋·사진) 당서기가 9일 “인민의 행복이 당과 정부의 은혜로 주어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반드시 깨야 한다”고 말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차기 당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왕 서기는 이날 광둥 성 당대회에서 “장기 집권에 따른 당의 가장 큰 위험은 인민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행복은 당이 주는 것이고 대중은 당의 지도에 따라야 한다고 집중 홍보해 왔다. 따라서 “인민이 역사 창조의 주체이며 행복 추구는 인민의 권리”라고 강조한 왕 서기의 이번 발언은 중국 인민들이 당에 가져왔던 가치체계를 수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개혁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행복 추구권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법치와 민주주의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왕 서기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정치적 라이벌로 당과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충칭 모델’과 달리 ‘행복 광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민간 부문을 중시해 왔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보시라이식 극좌 노선에 대한 비판으로도 풀이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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