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부인, 영국인 독살 현장에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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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일간 텔레그래프, 더 타임스 잇달아 보도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은 보시라이(63) 전 중국 충칭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52)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며, 독살 현장에 구카이라이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신은 24일(현지시간) 한때 보시라이 측근이었다가 원수로 돌변한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지난 2월 6일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30시간 가까이 도피했을 때 미 외교관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왕리쥔은 또 미 영사관에서 나와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을 때도 이 같은 진술을 똑같이 했고, 이런 내용은 중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게 됐다고 한다.

중국을 자주 드나들었고 보시라이 가족과 친분이 두터웠던 헤이우드(41)는 지난해 11월 13일 베이징에서 충칭으로 건너와 그 다음날 충칭의 난상 리징 홀리데이 호텔에서 구카이라이 측 인사들의 강압에 의해 치명적 독약인 청산가리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구카이라이는 자신을 조사한 왕리쥔에게 세 번이나 "내가 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신도 "헤이우드 사망과 구카이라이 개입 혐의를 수사 중인 중국 당국이 헤이우드가 '작지만 치명적인' 청산가리를 강제로 마셨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왕리쥔의 진술 내용을 알고 있는 미국의 외교소식통은 "들어보니 정말 무섭고 으스스한 장면이었다"면서 "헤이우드는 강제로 마신 청산가리를 뱉어냈으나 구카이라이 측 인사들이 청산가리를 더 많이 우겨넣는 바람에 결국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시라이 부패사건의 수사 결과가 임박해온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구카이라이가 한때 연인설까지 나돌았던 사업파트너 헤이우드를 독살한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이 분분하다.

현재까지 왕리쥔이 보시라이 가족과 틀어지게 된 원인은 신화통신이 첫 보도했던 것처럼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외신은 최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1월 피살된 영국 기업인 닐헤이우드가 구카이라이가 거액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뒤독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헤이우드가 독살당했을 무렵 고급 영국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센터 건립에 필요한 8000만 파운드의 자금 모금에 나섰던 시점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일각에선 중국 공산당 기율위원회가 헤이우드 사망 몇달전 이미 보시라이 가족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헤이우드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결국 구카이라이가 이런 낌새를 채고 화근 제거 차원에서 독살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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