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로 지난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무슬림형제단이 “권력독점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독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집트 대선은 5월 23, 24일에 치러진다.
무슬림형제단의 정치조직인 자유정의당(FJP)은 지난달 31일 “카이라트 엘샤테르 국회 부의장(62)을 대선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정의당은 대선후보 지명과 관련해 “혁명과 민주적 발전을 중단시키려는 위협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엘샤테르 부의장도 성명에서 “무슬림형제단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대선 출마를 위해) 국회 부의장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해 의회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데다 조직이 탄탄하고 대중적 인기가 높아 이들이 내세우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AP통신은 전격적으로 이뤄진 무슬림형제단의 대선후보 지명을 ‘정치적인 폭탄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엘샤테르가 대선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떠올랐다”며 갈등을 빚고 있는 무슬림형제단과 군부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엘샤테르가 승리하면 무슬림형제단이 이슬람율법에 따른 정치개혁을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어려워질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엘샤테르는 공학교수이자 사업가로 그동안 무슬림형제단에서 최고전략가 및 재정후원자로 활동해왔다. 과거 무슬림형제단이 불법단체여서 12년 동안 수감된 바 있으며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된 이후에야 풀려났다.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그는 자유무역과 시장개방, 민주주의 가치를 옹호해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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