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군사 쿠데타… 대통령궁 장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민선 투레 대통령 긴급 피신
반란군, 헌법 중단-통행금지령 발표

서부 아프리카 말리에서 2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아마두 투마니 투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전복됐다.

말리는 1992년 민선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로 꼽혀 왔다.

반란군은 수도 바마코에 있는 국영 TV방송국과 라디오방송국을 접수한 데 이어 친정부군 병력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대통령궁까지 장악했다. AFP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투레 대통령은 교전이 시작될 당시 대통령궁에 머물고 있었으나 대통령궁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외교장관과 내무장관을 비롯한 다수의 장관들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재선인 투레 대통령은 다음 달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자에게 권력을 이양한 뒤 물러날 예정이었다.

반란군 지도부는 22일 오전 TV에 등장해 쿠데타 성공을 선언했다. 반란군은 이어 헌법 중단과 통행금지령을 발표했다. 반란군 대변인 아마두 코나레 중위는 “투레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능했다”며 “민주적 절차를 거쳐 구성된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란군 측은 투레 정부가 말리 북부에 거점을 둔 투아레그 반군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투아레그 반군은 지난해 리비아 내전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군을 도와 참전하는 과정에서 전투 경험을 쌓았으며 많은 무기를 가지고 돌아와 본격적인 독립투쟁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말리 정부군 다수가 전사하거나 포로가 됐으며 주민 20만 명이 난민이 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말리#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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