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제이슨 러셀 씨가 나체로 미국 샌디에이고 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혔다. 사진 출처 TMZ
우간다 내전의 참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동영상 ‘코니 2012’의 제작자 제이슨 러셀 씨(33·사진)가 대낮에 벌거벗고 거리를 활보하다 경찰에 잡혀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무려 1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해 ‘시대의 양심’으로 불린 동영상 제작자가 왜, 어쩌다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18일 CNN, 로이터 등에 따르면 러셀 씨는 16일 오전 11시 반 미국 샌디에이고 시내에서 나체로 뛰어다니고 괴성을 지르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속옷까지 벗어던진 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고 주차된 차량에 달려들어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질러댔다. 이런 장면은 폐쇄회로(CC)TV에 모두 찍혔다.
외신들은 ‘코니 2012’를 둘러싸고 우간다 사태의 본질과 책임 소재 논란이 벌어진 데다 일부 악플러의 비난이 쏟아지면서 러셀 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8년 전 우간다 어린이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invisible children)’을 공동 설립한 러셀 씨는 5일 우간다 반군 ‘신의 저항군(LRA)’의 지도자 조지프 코니의 악행을 알리는 29분짜리 ‘코니 2012’ 영상을 제작하고 해설까지 맡았다. 영상에는 ‘신의 저항군’에 납치당한 어린아이들이 소년병으로 차출돼 정부군과의 전쟁에 동원되고 소녀들은 성적 노리개로 이용당하며 어린아이들끼리 서로 죽이기를 강요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코니를 붙잡아 어린이 학대를 막자는 내용으로 러셀 씨가 만든 동영상은 5일 유튜브에 올랐는데 18일 현재 조회수만 1억 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러셀 씨는 예상치 못한 가혹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코니만 잡으면 우간다 전쟁이 쉽게 끝날 것처럼 지나치게 단순화했으며 우간다 정부군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범죄를 외면했다는 ‘삐딱한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러셀 씨가 운영하는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것보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재정 운용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소리도 나왔다.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의 최고경영자(CEO) 벤키시 씨는 “우리 단체를 겨냥한 비난들은 교활하다. 재정 운용에 대해서는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러셀 씨의 아내 대니카 러셀 씨는 17일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셀 씨가 술이나 마약을 먹고 나체 활보를 했다는 추측을 부인하며 “동영상이 널리 전파되면서 일각에서 남편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비난이 가해졌고 그는 그동안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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