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우파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극우정책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6일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프랑스에 외국인이 너무 많아 이민자 통합 시스템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재선되면 장기 체류를 위해 매년 프랑스에 오는 외국인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이전까지 프랑스에 10년 이상 거주한 이민자에게 제공되던 복지혜택을 제한하고, 유학생 체류 허가와 외국인 노동허가증 발급 요건도 까다롭게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같은 날 “이슬람과 유대교 방식 식품들에 각각 ‘할랄’과 ‘코셔’라 명시하는 걸 의무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할랄은 샤리아(이슬람율법)가 허용하는 먹거리이고, 코셔는 유대교 식사법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을 뜻하는 말. 얼핏 선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극우세력의 차별적 의지가 담긴 정책이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프랑스에 살면 프랑스 전통 문화를 우선적으로 따라야 한다”며 이슬람과 유대교 식품 등은 표기를 통해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우향우’ 공약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려 극우세력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 5∼7%포인트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르코지 대통령 측은 다음 달 22일 1차 투표에서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FN 지지 세력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 유대인 사회와 무슬림 단체는 “연대와 다문화의 정신을 해치는 짓”이라며 비난했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선거 결과는 벌써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약 남발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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