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부 보시라이 조사說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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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충칭 시장 베이징 소환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시 서기가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올가을 정치국 상무위원이 유력했던 보 서기의 ‘낙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보 서기의 최측근 중 한 명인 황치판(黃奇帆) 충칭 시장도 베이징(北京)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중(反中) 성향의 중문 사이트인 보쉰(博迅)은 13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상무위원 9명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이 보 서기의 조사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 다음 달 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조속히 결론을 내자는 데 견해를 같이했으며 조사팀이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트위터 등에서 떠도는 내용 등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 서기가 왕리쥔(王立軍) 충칭 시 부시장과의 갈등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국가 최고지도부가 개입했을 개연성은 커 보인다.

황 시장은 왕 부시장이 6일 밤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갔을 때 수십 대의 충칭 시 공안국 소속 경찰차를 이끌고 300km를 달려가 영사관을 포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황 시장은 관할지역 밖인 청두의 영사관을 포위하고 왕 부시장을 붙잡으려고 했는지 등에 대해 해명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왕 부시장이 6일 청두 미국 총영사관에 피신하기까지의 긴박했던 순간을 보쉰은 전했다. 왕 부시장은 이날 오후 보 서기 측 감시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할머니로 변장하고 일반 차량과 공안 차량을 번갈아 타고 청두로 향했다. 왕 부시장은 미 총영사관 관계자들에게 보 서기가 자신을 교통사고나 실종시키는 방식으로 살해하려 한다는 다른 사람의 진술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줬다. 미 총영사관은 베이징의 게리 로크 대사에게 왕 부시장의 구조 요청을 보고했다. 하지만 7일 오전 5시경 로크 대사는 백악관이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청두 총영사관에 회신했고, 중국 측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7일 오전 황 시장이 70여 대의 차량을 몰고 청두까지 왔으나 왕 부시장은 먼저 도착한 국가안전부 간부들이 베이징으로 데리고 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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