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국방 보자마자 엄지 치켜들며 “굿잡”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석달전 해적 피랍 인질 2명, 네이비실 투입 무사히 구출
귀환하던 대원들 안전 고려 국정연설중 빅뉴스 미공개

23일 밤 9시(현지 시간) 백악관. 3개월 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미국인 제시카 뷰캐넌 씨(32)와 덴마크인 포울 티스테드 씨(60)의 구출을 결정하는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피랍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6일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존 브레넌 대테러 보좌관으로부터 매일 브리핑을 받으며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심 끝에 구출 명령을 내렸다. 실패할 경우 포로들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지만 지난주 뷰캐넌 씨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구출작전에는 지난해 5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6’가 투입됐다고 CNN 등 미 언론은 전했다.

24일 이른 새벽 네이비실 대원들은 어둠을 틈타 소말리아 북부 가다도 지역에 낙하산으로 침투했다. 해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납치 지점인 칼카요까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소말리아 해적은 주로 배를 납치하는데 이번 경우는 산악 지역에서 사람을 납치한 드문 사례였다. 덴마크 자선단체 소속인 뷰캐넌 씨 등은 이 지역에서 지뢰제거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급습 명령이 떨어지자 네이비실 부대원들은 재빠르게 해적들을 제압하고 포로들의 안전을 확보했다. 마침 해적들은 마약 풀을 씹으며 졸고 있었다. 네이비실은 소총을 쏘며 저항하는 해적 9명을 사살했다. 포로와 부대원들은 무사하게 빠져나와 헬리콥터를 타고 인근 지부티 미군기지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6시 43분 백악관. 국정연설을 준비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 성공을 보고받았다. 2시간 반 후 의사당 본회의장에 도착한 그는 작전을 총지휘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굿잡(Good Job·잘했다)”이라고 치하했다. 작전 사실을 모르고 있던 기자들이 백악관에 ‘굿잡’의 의미를 물었지만 백악관은 묵묵부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빅 뉴스’를 연설 중에 공개하지 않았다. 포로들이 안전지역으로 이동 중이어서 작전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16분 연설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뷰캐넌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작전 성공 소식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사당을 떠난 10시 51분. 구출작전은 종료됐다. 25일 새벽 백악관은 구출작전 사실을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작전사령관으로 이번 작전을 수행한 부대원들의 용기와 헌신이 자랑스럽다”며 “미국은 자국민들의 납치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납치범들을 처벌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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