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긴장해야 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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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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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 고발로 잘린 ‘NOW’ 마지막 편집장 마일러
경쟁지 ‘뉴욕데일리’로… ‘머독 제국’에 도전장

‘미디어 황제’인 루퍼트 머독 소유의 신문사에서 10년 동안 편집장을 지내다 해고된 언론인이 머독의 경쟁 신문사로 옮겨 ‘머독 제국’의 심장을 겨누게 됐다. 지난해 7월 휴대전화 해킹 사건으로 168년 만에 폐간한 영국 타블로이드신문 ‘뉴스오브더월드(NOW)’의 마지막 편집장인 콜린 마일러(57)가 주인공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 산하의 NOW 편집장을 지냈던 마일러가 뉴욕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욕데일리 편집장으로 취임한다. 뉴욕데일리는 발행부수(60만5677부)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보다 앞선 7위로 미국의 대표적인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머독이 소유한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욕포스트(51만 부)와 10여 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마일러는 2007년 NOW로 옮기기 전인 2001∼2007년 뉴욕포스트의 편집장을 지내면서 이 기간 뉴욕데일리를 따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마일러가 머독과 틀어진 것은 지난해 세계 10대 뉴스에까지 올랐던 NOW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 때문이었다. 취임 전인 2002년과 2005년에 벌어진 해킹 사건의 뒤처리를 담당해야 했던 그는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머독이 해킹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2008년부터 보고 메일을 보냈다”고 증언해 머독의 위증 사실을 고발했다.

마일러가 뉴욕데일리로 옮기면서 ‘뉴욕판 타블로이드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000년 부당 구독료를 25센트까지 낮추면서 2006년 발행부수에서 뉴욕데일리를 잠깐 앞질렀으나 마일러가 떠난 2007년 이후 줄곧 경쟁에서 밀려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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