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봉쇄” 위협… 국제유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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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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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 제재땐 해협 막겠다”… 간첩혐의 미국인엔 사형 구형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가 가시화하자 이란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하비볼라 사야리 이란 해군 사령관은 28일 프레스TV 인터뷰에서 “우리가 오만 해역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당장 봉쇄할 필요는 없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일은 물을 마시듯 쉽다”고 말했다. 이란 해군은 24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동쪽 공해에서 기뢰 살포를 포함한 열흘간의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앞서 무함마드 레자 라히미 이란 부통령은 27일 “이란 석유에 대한 제재조치가 채택될 경우 한 방울의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 제재와 원유 수입 금지 같은 강경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서 생산된 원유가 수송되는 전략 요충지로 세계 유조선의 약 40%가 지나간다.

이란 검찰은 또 미국 정부가 석방을 강력히 요청해온 이란계 미국인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 씨(28)에 대해 간첩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핵 의무 불이행이라는 실제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내놓은 일종의 엄포”라고 비판했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상승해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66달러(1.7%) 오른 배럴당 101.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걸프 산유국 핵심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지금의 유가 동요는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며 이란이 위협을 실제 행동에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럽에 대한 이란의 석유 수출이 중단되면 공급 부족분을 보충할 것이라고 석유업계 소식통이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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