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이라크 전사자 시신관리 엉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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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맞도록 톱으로 자르고… 종이박스에 담아 운구…■ 도버 공군기지 안치소 조사

해외 전쟁터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가 도착해 안치되는 미국 도버 공군기지의 시신관리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공군, 육군, 특별조사국(OSC) 등 3개 기관 공동조사팀은 델라웨어 주에 위치한 도버 공군기지 시신안치소에 대한 1년여에 걸친 조사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도버 공군기지에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시신들이 수송돼 온다. 폭탄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아 온전한 시신은 거의 없고 신원을 확인하기 힘든 신체 부위들이 수송돼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신안치소는 DNA 조사 등을 통해 시신의 신원을 밝혀 관에 안치해 유가족들에게 인도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지난 3년간 도버 공군기지가 처리한 시신 부위는 4000여 점에 이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9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시신안치소 장의사는 폭발로 팔뼈가 이탈한 한 해군의 시신을 관에 맞추기 위해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뼈를 톱으로 자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해를 운구하는 정식 알루미늄 컨테이너 대신 화물 운송용 종이박스에 담아 미국으로 수송해온 사례도 발견됐다. 정식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화장하는가 하면, 냉동고에 보관한 시신이 분실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시신 부실관리 실태를 관계당국에 제보한 내부고발자 3명은 해고됐다가 조사가 시작되자 다시 복직되는 등 보복성 인사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노튼 슈워츠 공군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의 시신을 수습 처리하는 것은 가장 신성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관리부실이 발생했다”며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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