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1만엔 내시오”… 급여 30% 자진 삭감 日총리, 각료간담회도 유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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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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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1만 엔씩 내시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사진) 일본 총리가 26일 저녁 총리 관저에서 각료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1개월 반 만에 처음 열린 친목회 성격의 가벼운 간담회였다. 그런데 이 모임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유료 간담회’라는 이례적 형식 때문이다. 참석한 각료들은 밥값으로 1만 엔씩을 관저에 내야 했다. 음식으로는 원전사고 지역인 후쿠시마(福島)산 쌀로 지은 밥 등 일본요리와 일본 전통주가 나왔다. 2시간 정도 진행된 간담회는 국정과 관련한 무거운 화제가 아닌 환담을 나누고 회포를 풀며 결속을 다지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총리실은 향후 관저에서 여는 이런 종류의 모임은 참석자들이 1만 엔씩을 내는 유료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정책을 논의하는 공적인 각료회의와 사적인 모임을 엄격히 구분하는 공직자의 자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총리와 각료부터 국민 세금을 함부로 쓰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홍보해 세금 인상의 저항을 줄이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노다 총리는 최근 동일본 대지진 피해복구 재원 마련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급여를 30%, 각료의 급여는 20% 삭감하기로 했다. 공무원 급여는 7.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직후인 2009년 10월에는 나가쓰마 아키라(長妻昭) 당시 후생노동상이 장관실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점심을 겸한 회의를 하면서 참석자들에게 도시락 값으로 500엔씩을 걷어 화제가 됐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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