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피해자는 멍청이”… 日부흥상 실언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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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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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노다 자리 비우자마자…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복구를 담당하는 부흥담당상(복구업무담당 장관)이 지진해일(쓰나미) 때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피해자를 ‘멍청이’라고 표현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7월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반말로 “(복구를 위한) 지혜를 내지 않는 놈은 도와주지 않겠다”는 등의 막말 실언으로 경질된 마쓰모토 류(松本龍) 전 부흥상의 후임이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히라노 다쓰오(平野達男) 부흥상(사진)은 18일 저녁 후쿠시마(福島) 현 니혼마쓰(二本松) 시에서 열린 민주당 참의원 연수회에서 “쓰나미 당시 내 고등학교 동급생처럼 도망가지 않고 있다 죽은 멍청한 녀석도 있다”고 말했다. 마치 대지진 때 대피하지 못하고 쓰나미에 휩쓸려 숨진 사람들이 멍청하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었다. 그의 발언은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 직후에 나왔다. 노다 총리는 취임 직후 각료들의 실언을 우려해 내각에 “쓸데없는 말을 피하고 돌출행동을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했지만 총리가 자리를 비운 지 몇 시간도 안 돼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노다 정부 각료의 실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초에는 하치로 요시오(鉢呂吉雄) 경제산업상이 후쿠시마 원전 주변을 ‘죽음의 거리’라고 했다가 정권 출범 일주일여 만에 경질됐다. 이에 앞서 이치카와 야스오(一川保夫) 방위상은 내각 출범 첫날인 지난달 2일 “내가 안전보장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이것이 진정한 문민통치”라고 말했다가 “국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왜 방위상에 앉았느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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