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형제 폐지의 상징’ 데이비스 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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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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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주장 20년간 법정공방… 교황까지 사면운동 펼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베네딕토 16세 교황까지 사면운동에 동참할 정도로 사형제 폐지 운동의 상징이 됐던 흑인 사형수 트로이 데이비스(42·사진)에게 결국 사형이 집행됐다. 데이비스는 21일 오후 11시 8분경 조지아 주 잭슨 시에 있는 주교도소 사형 집행장에서 침대에 묶인 채 독극물 주사를 맞고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데이비스는 1989년 백인 경찰관 마크 맥패일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1991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20년에 걸친 법적 공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줄곧 무죄를 주장하던 데이비스에게 사형이 확정되는 듯했지만 2001년 12월 데이비스를 진범으로 지목한 증인 9명 중 7명이 진술을 번복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그 후 3차례나 사형 집행이 연기됐고 사건은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대법원은 올 3월 “사형 판결을 번복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주법원의 유죄판결을 유지했다.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된 사형 집행을 앞두고 데이비스는 연방대법원에 사형 집행 정지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그는 사형 집행 직전까지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 주변에는 700여 명이 모여 사형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와 독일의 외교부도 “사형 집행은 되돌릴 수 없으며 미국 사법부의 실수도 복구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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