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2배넘게 태운 배에 탔다가… 탄자니아서 여객선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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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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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여명 몰살… 사망자 늘듯

10일 탄자니아의 유명 관광지인 잔지바르 군도 부근에서 여객선이 침몰해 최소 240여 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몇 시간 뒤부터 구조작업을 시작해 바다 위에 떠 있던 800여 명을 구출했으나 실종자가 적지 않고 구조장비가 부족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희생자는 대부분 현지의 가난한 주민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여객선은 9일 오후 9시경 잔지바르 군도의 웅구자 섬을 출발해 동북쪽으로 80km 떨어진 펨바 섬으로 향하던 중 전복됐다. 강한 해류에 서서히 기우는 등 이상 조짐을 보이다 출항 4시간 만인 10일 오전 1시경 뒤집어졌다. 경찰은 최대 승선 인원이 600명으로 알려진 이 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탑승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1200명 이상이 탑승한 데다 쌀과 건축자재 같은 무거운 화물들도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된 승객 중에는 배가 뒤집히면서 쏟아지는 화물에 맞아 중상을 당한 사람도 적지 않다.

한편 구명조끼를 입은 6세 아이가 18개월 된 자신의 동생을 꼭 끌어안은 채 어두운 바다 위에서 4시간 동안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돼 감동을 주고 있다. 7세와 9세인 형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냉장고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 다른 승객들도 침몰하는 배에서 나온 발포고무 매트리스와 나무 널빤지 등을 붙잡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구조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버텼다. 잔지바르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톤타운과 백색의 해변으로 이름난 관광지이지만 주민들은 극빈층이 많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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