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바니왈리드 장악… 정부군 니제르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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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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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점 수르트도 압박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세력의 최후 거점 중 하나인 바니왈리드에 무혈 입성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6일 반군 측이 바니왈리드 부족 지도자들을 포함한 현지 대표단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이날 도시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도시에 머무르고 있던 상당수 카다피 지지자들은 이미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사막도시 바니왈리드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인 수르트와 더불어 친카다피군의 양대 거점중 하나로 꼽혔다. 행방이 오리무중인 카다피도 두 도시 중 한곳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

바니왈리드가 반군 수중에 넘어감에 따라 이제 친카다피군이 기댈 수 있는 도시는 수르트 한 곳으로 좁혀졌다. 반군은 수르트에 10일까지 항복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상태다. 사바와 주프라와 같은 일부 작은 부족 도시에도 여전히 친카다피 세력이 잔존해 있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바니왈리드에 있던 친카다피 세력은 알제리를 거쳐 니제르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5일 리비아를 빠져 나온 군용차량 250여대가 이날 니제르 북부 아가데즈 사 막지대에 도착했으며 수도 니아메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만수르 다오 카다피 보안군
사령관이 군용차량 행렬을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오 사령관은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이슬람과 함께 바니왈리드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리비아 남부군을 지휘하는 알리 카나 장군 역시 현재 니제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오 사령관의 망명 협상을 지켜본 뒤
카다피도 니제르로 올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망명한 친카다피 세력이 니제르에 머물지 아니면 니제르와 국경을 면한 7개 국가 중 한 곳으로 갈지는 분명치 않다. 니제르에는 카다피 측에 우호적인 세력이 많다. 이번 군용차량 행렬도 10여 년 전 독립투쟁을 벌일 당시 카다피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던 니제르 북부 투아레그족의 부족장이 직접 호위하고 있다고 한다. 투아레그족은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자 1500여 명의 부족 병력을 참전시켰고 지금도 이 중 500여 명이 카다피 고향인 수르트로 퇴각해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니제르 외의 행선지로는 2주 전쯤 카다피 일가의 망명을 제안했던 이웃 부르키나파소가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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