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방관… 무기력한 경찰” 英 폭동, 경찰 소극적 대응 도마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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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에 대응하는 런던 경찰의 모습이 소극적이고 안이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진압 경찰들은 주요 대로변만 봉쇄한 채 사실상 사태를 방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은 공포에 떨면서 “다른 나라에서 시위나 폭동 진압 때 사용하는 최루가스나 고무탄, 물대포를 왜 사용하지 않느냐”며 철저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야간 통행금지나 군을 투입해 경계조치에 나서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런던경찰청 대변인은 “물대포를 사용하려면 북아일랜드에서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도 “런던시민이 물대포 보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사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비판이 고조되자 9일 런던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 진압을 위해 고무총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 경찰은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루퍼트 머독 회장 소유 ‘뉴스인터내셔널’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폴 스티븐슨 런던 시 경찰국장이 사임한 후 경찰이 방향을 상실했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예산 삭감으로 경찰력 90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조직의 기강 해이와 무능력에 지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최근 아예 신임 경찰국장 자리에 미국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경찰국장을 지냈던 미국인 윌리엄 브래턴 씨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 경찰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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