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공주’ 법정구속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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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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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셴코 우크라 차기주자, 기립 거부-판사 모욕해 수감

2004년 친서방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며 금발을 화관처럼 땋아 올린 미모로 유명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51·사진)가 법정 구속되며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티모셴코 전 총리에게 재판 절차 규정 위반을 이유로 5일 법정 구속했다. 그는 총리 시절인 2009년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즈에 러시아와 가스 수입 계약을 맺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계약이 우크라이나 국고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며 그를 기소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이날 법정에서 기립을 거부했으며 판사를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재판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나의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해 꾸민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지자들 역시 고함과 구호를 외치며 재판 진행을 방해했다. 이에 로디온 키레예프 판사는 티모셴코 전 총리를 구속하라고 명령했다. 수갑을 찬 채 법정 밖으로 끌려간 티모셴코 전 총리는 키예프의 한 감옥에 수감됐다. 그는 최대 징역 10년에 처해질 수 있다.

티모셴코 전 총리의 기소 및 구속은 정치보복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티모셴코 체포는 그 결정에 정치적 동기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비난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총리로 재직하던 지난해 초 대선에 도전해 오랜 정치적 라이벌인 야누코비치 현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권위주의 통치 시대로 되돌아가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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