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사면초가’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총파업에 거국 내각마저 불발… 새내각 구성 승부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추가 긴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와 사회당 정부에 노조와 야당이 반발하며 그리스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15일 그리스 전체 근로자 500만 명의 절반을 대표하는 공공, 민간 부문 양대 노총은 긴축안 철회와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며 올해 세 번째 총파업을 벌였다.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이 24시간 벌인 총파업으로 그리스 전역에서 버스, 철도, 전차, 여객선 등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마비됐다. 또 학교, 은행, 관공서, 박물관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병원은 응급실을 중심으로 비상체제로 운영됐다. 노조원들은 “지난해 긴축정책과 조세 인상으로 민생이 어려워졌는데 정부는 국민에게 더 큰 희생을 요구한다”며 긴축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16일 독자적으로 개각을 단행한 뒤 의회에 신임투표를 요청했다. 이는 전날 제1야당인 신민주당(ND)을 비롯한 야권과의 거국내각 협상이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15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추가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제시한 중기 재정긴축 계획과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과 거국 내각 구성을 정치권이 받아들이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총리의 선(先)퇴진과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협상을 요구하며 파판드레우 총리의 제안을 거부했다.

정부는 6월 말까지 향후 5년간 500억 유로 규모의 국유자산 매각과 280억 유로 규모의 중기 재정긴축 계획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새 긴축안은 의회에서 불안한 과반수(전체 300석 중 155석)를 가진 여당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있어 야당의 지원 없이는 통과가 불투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새 긴축안의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15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는 내달 만기가 되는 120억 유로의 구제금융 빚을 해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프랑스―독일 정상회담(17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19일), EU 정상회의(23일)가 계속 이어지지만 그리스 사태 해법은 여전히 난망한 상황이다.

한편 국제신용평가기관이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3대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인 가운데 그리스 정국 혼란까지 겹치면서 16일 코스피는 1.9%,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1.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가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1∼2%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15일 미국과 유럽의 주요지수도 평균 1%가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 대비 유로값은 1.3% 가까이 하락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