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은신처 옆에 美안가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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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척서 수개월 감시-대화 엿들어… 美방송 “빈라덴 겁먹고 갈팡질팡”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오사마 빈라덴이 은신해 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저택 주변에 안가(安家·특수목적을 위해 별도로 마련한 집)를 두고 수개월 동안 면밀하게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사살 작전 수행에서도 이 안가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성공 직후 안가는 즉각 폐쇄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CIA 요원들은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설치된 반사 유리 뒤에서 망원렌즈와 적외선 영상장비를 동원해 빈라덴의 은신처와 드나드는 인물을 촬영했다.

통화감청은 물론이고 내부의 대화 내용을 엿들을 수 있는 첨단장비도 동원됐다. 혹시 지하 대피터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성 레이더를 사용했다.

한편 빈라덴은 최후의 순간에 겁을 먹고 완전히 갈팡질팡했다(completely confused)고 미국 폭스뉴스가 5일 보도했다. 작전에 참여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빈라덴은 당시 자신을 사살한 네이비실 특수부대 요원에게 부인을 떠밀기도 했다. 빈라덴은 비무장 상태였지만 AK-47 소총과 러시아제 반자동 권총 마카로프가 손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인 문 근처에 있었다.

또 방송은 빈라덴이 침실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을 때 네이비실 요원이 발사한 첫 번째 총알은 빗나갔으며 그 후에 발사된 총탄 2개가 가슴과 안면에 차례로 적중했다고 보도했다. 은신처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고 특수부대 요원들이 은신처에서 맞닥뜨린 첫 번째 인물은 사살되기 전 총격을 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원들은 이어 3층에서 2층으로 뛰어 내려오던 빈라덴의 아들 칼레드와 마주쳤고 그를 사살했다.

빈라덴의 방에 특수부대원들이 들이닥쳤을 때 미군에게 달려들다 다리에 총상을 입은 예멘 출신의 아내 아말 알사다(27)는 파키스탄 정보당국에 자신과 빈라덴이 은신처의 방을 지난 6년간 떠나지 않고 칩거했다고 진술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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