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빈 라덴 사살 작전, ‘위성’ 도움 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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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이란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파키스탄의 지상에서 이뤄졌지만 지구 상공을 누비고 있는 위성들이 아니었으면 이처럼 과감한 작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MSNBC 뉴스가 2일 보도했다.

언론에 공개된 미군의 작전 계획을 보면 이런 사실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미중앙정보국(CIA)과 미군이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 추정 장소를 짚어내자 위성사진은 상세한 현장 지도로 변신하는데 이 과정에는 미 국립지리정보국(NGA)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는 매우 상세해서 군 당국은 이 저택의 모형을 만들어 예행연습까지 할 수 있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이 단지의 외부 특징은 치밀하게 검토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수많은 군사위성 자료를 이용해 다양한 파장의 이미지를 합성할 수 있지만 구글 어스와 같은 웹사이트에 지도 자료를 제공하는 지오아이나 디지털글로브 등 상업 위성의 사진들도 이용한다.

이런 일련의 위성사진들을 이용하면 2001년 빈터였던 때부터 2005년 저택이 지어질 때까지, 더 가까이는 지난 1월 인근에 다른 건물들이 지어질 때까지 이곳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다.

위성사진 전문가들이 빈 라덴의 은신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때 CIA가 해결책을 내놓았다. 오글 어스와 구글 어스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 검거작전의 모든 단계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CIA는 위성사진에 나타난 지형지물들을 쉽게 식별하도록 도표를 작성했다.

기습작전이 결정되자 또 다른 위성들이 동원됐다. 우주 상공에 떠 있는 군사위성들은 현장 전투원들과 작전을 원격 지시하는 전문가들 사이에 원활한 통신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 덕분에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이 본부에서 작전을 모니터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도 백악관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작전을 모니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 동원된 핵심 위성들은 DSCS(국방위성통신시스템)-III와 밀스타 시스템이다. 밀스타는 더 근래에 개발된 위성으로 안정적인 통신을 가능케 하지만 DSCS-III만큼 많은 신호 대역폭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이 시스템은 지상 기지나 정박 중인 선박, 또는 공격용 헬리콥터에 설치된 통신 단말기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빈 라덴 검거작전에 나선 네이비실 요원들은 통상적으로 암호화된 비디오를 지구 반대편으로 보낼 수 있는 헬멧 장착 카메라를 착용한다.

이런 첨단 정찰 및 통신 장비들 덕분에 미군은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에 비해 기술면에서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빈 라덴 집단은 미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구식 기술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이것이 바로 CIA에게 단서를 던져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100만 달러가 넘는 대저택에 전화선도, 인터넷 선도 없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의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들의 의심은 정곡을 찌른 것이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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