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여개 ‘살인 토네이도’ 美 융단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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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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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등 쑥대밭 최소 313명 사망 ‘37년만의 대재앙’…3개 원전 가동 중단 등 비상사태 “라니냐 현상이 발생 원인” 분석…

미국 앨라배마 주를 비롯한 중남부 일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28일까지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이번 토네이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앨라배마 주에서만 210명이 숨졌으며 사망자는 최소 313명에 이르렀다.

특히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서 48km가량 서쪽에 있는 브라운스 페리 원전의 전송 선로가 파손되면서 3개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는 증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이 원전은 일본 강진으로 파손된 후쿠시마 원전과 비슷하게 설계됐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브라운스 페리 원전은 전원이 끊기자 비상 디젤발전기가 당초 설계된 대로 가동이 돼 핵연료 냉각 기능은 문제가 없으며 원전은 안전하게 가동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운영회사인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의 바버라 마토치 대변인은 “원전은 안전하게 가동이 중단됐다”며 “전체 송전시스템의 피해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원전을 가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의 원자로를 갖춘 브라운스 페리 원전은 미국에서 2번째로 큰 원전이다.

앨라배마 주와 미시시피 주, 조지아 주 등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돼 주 방위군이 구호작업에 나섰고, 남부 텍사스 주에서 북부 뉴욕 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AFP통신은 테네시 주 34명, 미시시피 주 33명, 조지아 주 15명, 아칸소 주 13명, 버지니아 주 5명, 미주리 주 2명, 켄터키 주 1명 등 앨라배마 이외에서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 기상청은 1974년 315명의 사망자를 낸 토네이도 이후 37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최악의 토네이도는 1925년 3월 미주리 주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747명이 숨졌다. AFP는 27일 하루에만 160여 건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지만 확인된 숫자는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번 토네이도의 발생 원인은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라니냐가 미국 중남부 일대에 큰 피해를 입히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동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낮은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와 통화를 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구호 작업과 이재민 지원을 승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가 대재앙 수준”이라며 “많은 인명이 희생돼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번 토네이도로 발생한 피해 액수는 45억 달러 수준으로 피해 복구를 위해 1400명의 방위군이 투입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앨라배마 주를 방문해 직접 피해지역을 둘러볼 계획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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