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 왕세손 29일 결혼식… 초청객 명단 나오자 온나라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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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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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빈-베컴 초대받고… 블레어-브라운은 못가고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는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씨의 결혼식의 상세한 진행프로그램이 23일 공개됐다. 두 사람은 29일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15분까지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결혼식을 마친 뒤 왕실 근위대의 호위 아래 마차를 타고 15분 동안 버킹엄궁까지 퍼레이드를 벌인다. 1902년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 맞춰 제작된 ‘스테이트 랜도’ 마차는 붉은색으로 지붕이 없는데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비도 사용했다. 이어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군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오찬, 찰스 왕세자가 주최하는 만찬에 잇따라 참석한다. 신혼여행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의 면면과 좌석배치도도 공개됐다. 우선 윌리엄 왕세손의 왕실근위대 근무시절 친구로 2006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공격에 눈과 귀를 모두 잃는 등 중상을 입고 3개월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살아나 유명해진 마틴 컴프턴 일병이 초대됐다. 컴프턴 씨는 당시 탈레반의 매복 폭탄 공격을 받은 탱크 안에서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또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서 함께 훈련을 받으며 윌리엄과 ‘절친’이 됐으나 2007년 이라크에서 폭탄 공격에 사망한 여군 조애나 다이어 소위의 언니 홀리 다이어 씨, 윌리엄 왕세손의 샌드허스트 사관학교 시절 소대장으로 2007년 아프간에서 사망한 알렉시스 로버츠 소령의 부인 수지 로버트 씨가 결혼식에 참석한다. 참전 부상병 치료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영웅을 위한 도움(HFH)’재단의 설립자 브린과 에마 패리 씨도 초대됐다.

유명 인사로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부부, 팝스타 엘턴 존과 그의 동성 파트너인 데이비드 퍼니시, ‘미스터 빈’의 주인공이자 찰스 왕세자의 절친한 친구 로언 앳킨슨, 고 다이애나왕세자비의 추모 콘서트를 열었던 가수 조스 스톤, 영화감독 가이 리치, 호주의 세계적인 수영선수 이언 소프 등도 자리를 빛낸다. 윌리엄 왕세손 커플이 과거 사귀었던 이성친구들도 초청돼 신부 측 부모 뒤편의 친구들 자리에 앉는다.

▶본보 11일자 A21면 참조
A21면 英 ‘왕세손 결혼식’ 초청 1900명 공개


정계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부부와 닉 클레그 부총리 부부,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와 약혼자 저스틴 손턴 커플 등 200명이 참석한다. 또 60명의 영연방 총독 및 총리들과 46명의 외국 왕가 인사가 초청됐다. 왕실은 전통적으로 각국 군주만이 왕실 결혼식에 초청된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영연방 54개국 출신이 아닌 외국 정치 지도자에게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또 노동당 출신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초청객 명단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당 출신 존 메이저,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 왕실은 “블레어, 브라운 전 총리는 존 메이저 경이나 대처 남작과 달리 기사 작위가 없기 때문에 초청장을 안 보낸 것이며 이번 결혼식은 국가 공식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의전상 반드시 전직 총리들을 초청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당 의원들은 “(초청을 안 하다니) 놀라운 일이며 이는 무시당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결혼식 때는 전직 총리가 모두 초청됐다.

이와 관련해 블레어 집안과 왕실 간 껄끄러운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블레어의 부인 셰리 씨는 왕실 인사들에게 한쪽 무릎을 굽혀 예의를 표하는 인사를 거부했다. 또 블레어 전 총리는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후 장례식 때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관저에서 빈소까지 걸어가는 홍보 전략을 세웠다가 취소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샀다.

한편 초청객 명단에 2월 중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뒤 강경진압으로 30명 이상이 숨진 바레인의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자가 포함돼 인권단체들의 격렬한 비판을 받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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