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AU 휴전 중재안’ 수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반카다피군 “퇴진해야 대화” 일단 거부… AU 중재단 “반군과 만나겠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반카다피군과의 휴전과 대화를 골자로 한 아프리카연합(AU)의 협상 중재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반군 측은 카다피와 가족의 즉각 퇴진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AU 중재단 대표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한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10일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원수를 만나 대화를 나눴고 그가 우리의 로드맵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U의 중재안은 △즉각적인 휴전 △인도주의적 구호 확대 △리비아 내 외국인 보호 △카다피 측과 반군의 대화 등이 주요 내용. 주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습을 끝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U 중재단은 이번 면담에서 카다피 원수의 퇴진 문제도 논의됐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재단은 이 협상안을 들고 반군과 만나기 위해 11일 벵가지에 도착했다.

반군은 카다피 일가의 퇴진이 전제돼야 대화에 응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11일 벵가지 시내에는 수백 명이 모여 “카다피 퇴진 없이 평화는 없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AU의 중립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AP통신은 “카다피는 2년 전 AU 의장을 맡은 적이 있으며 그동안 오일머니를 이용해 이 조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전했다. AU는 최근 “리비아 사태는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외세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AU는 아프리카 대륙의 통합과 평화를 목표로 2002년 발족됐으며 53개국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한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군사적 해법만으로는 리비아 사태를 풀 수 없다”며 “나토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모든 국제사회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나토군은 10일 미스라타와 아즈다비야 지역을 폭격해 모두 25대의 정부군 탱크를 파괴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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