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외국 선박들 “뱃머리 한국으로 돌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방사성물질 우려 日입항 포기… 해상노련 “日항해 제한조치를”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후 국내외 선박들이 일본 항만 기항(寄港)을 포기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원들이 일본으로 가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전 피해에 민감한 유럽 쪽 선사 소속 선원들이 일본 항구에의 기항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부산항만공사(BPA) 등에 따르면 16일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일본 요코하마(橫濱)를 거쳐 남미로 갈 예정이었던 유럽계 글로벌선사인 H사 소속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요코하마 항에 거의 다다랐을 때 긴급히 배를 부산으로 돌렸다. 선원들이 요코하마 입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배는 요코하마에 내려야 할 화물을 부산항에 내리고 17일 남미로 출항했다. 이 배가 싣고 온 화물은 연근해선사(피더) 선박을 이용해 다시 요코하마로 가야 할 처지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피더는 부산에서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항만을 오가던 선박 기항지를 도쿄(東京)로 바꿨지만 선원들이 일본행을 꺼려 출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해상노련)은 이날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선원들을 방사능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위험지역 항해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크루즈 선박도 일본 기항을 포기하고 부산항에 조기 입항했다. 중국 상하이(上海)를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17일 오전 부산항으로 올 예정이었던 바하마 선적 6만9130t ‘레전드 오브 더 시즈’호가 승객의 입항 거부로 후쿠오카에 가지 않고 16일 오후 부산항에 들어왔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