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절은 무너졌지만 安의사 위패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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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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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기현 다이린사 주지스님

다이린사에 있는 안중근 의사 위패(오른쪽)와 중국 뤼순감옥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의 위패. 동아일보 DB
다이린사에 있는 안중근 의사 위패(오른쪽)와 중국 뤼순감옥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의 위패. 동아일보 DB
“대지진 와중에도 위패와 기념비는 무사합니다. 그야말로 천만다행입니다.”

안중근 의사 위패와 기념비를 모신 절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 미야기(宮城) 현 구리하라(栗原) 시 다이린(大林)사는 이번 지진에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절 주지인 사이토 다이켄(齋藤泰彦·75) 스님은 1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절 건물이 거의 다 쓰러지고 절에 모셔진 무덤도 모두 망가지는 등 지금껏 겪은 것 중 가장 큰 지진이 났다”며 “안 의사 위패도 쓰러졌지만 부서지지는 않아 깨끗이 닦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사 기념비는 2m 깊이로 묻혀 있어 지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 절에 안 의사 위패와 사진이 모셔진 것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고 중국 뤼순감옥에 수감되었을 당시 간수를 맡았던 일본 헌병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의 고향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안 의사의 인품에 감화된 지바는 1921년 고향으로 돌아와 처형 직전 안 의사에게서 받은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과 위패를 평생 집에서 모셨다. 그가 숨진 후 유족이 유묵과 위패 등을 이 절에 맡겼다. 이 절은 안 의사 탄신일인 9월 2일에는 매년 추도법요식도 열고 있다.

사이토 스님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이후 한국이 일본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번 재난을 빨리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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