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다음은 전염병과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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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 내리며 상수원에 오물 유입콜레라 등 수인성전염병 창궐 우려

쓰나미 피해를 본 일본 동북 지역에 비와 눈이 내리며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쓰나미로 망가진 하수 설비에 많은 물이 유입되면 오물과 함께 넘쳐 상수원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은 16일 “쓰나미로 인해 쓰레기처리장과 하수관이 파괴되면 물이 오염되기 쉽다”며 “이 물을 함부로 마시면 ‘수인성 전염병’에 걸리기 쉽다”고 밝혔다. 수인성 전염병은 대부분 장 속에 사는 이질, 살모넬라, 콜레라 같은 병원균 때문에 발생하며 복통과 설사를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수인성 전염병은 생명을 잃을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 설사로 다량의 수분과 영양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깨끗한 물과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건강을 유지하면 자연히 치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를 본 일본 지역에서 이 병이 창궐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깨끗한 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 팀장은 “수인성 전염병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며 “깨끗한 물 대신 수액(링거)으로 수분을 보충하려 해도 기반 시설이 파괴된 가운데 얼마나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진이나 쓰나미의 피해를 본 지역에 전염병이 번지는 일은 흔한 일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이나 지난해 아이티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피해 지역에 전염병이 창궐했다. 유엔은 당시 “정확히 집계하지는 않았지만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수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 팀장은 “동남아시아와 아이티는 기온이 높아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나 황열병처럼 치명적인 전염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본 동북 지역은 현재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낮아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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