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국방비가 지난해 대비 12.7% 늘어난 6011억 위안(약 102조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해 증가율이 7.5%로 약 20년 만에 한 자리로 떨어진 후 올해 다시 두 자릿수 상승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리자오싱(李肇星)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대변인은 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전체적으로 재정지출이 늘어 총 재정지출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로 전년 대비 약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리 대변인은 “군 장비 확충, 군사훈련 강화 및 인재 양성, 부대 기초시설 보강, 장교와 병사의 생활 조건 향상 필요 등이 군사비 지출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낮은 수치이며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 규획을 포함해 앞으로 10년간 인민해방군 병력을 현재 23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병력은 줄이면서도 군사비는 늘어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군의 현대화와 정예화를 추진하면서 많은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소재 군사전문잡지인 ‘칸와 디펜스 리뷰(漢和防務評論)’의 안드레이 창 씨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월 공개한 중국산 스텔스 J-20 개발은 물론이고 자체 항모 건조, 스텔스 폭격기 개발 제조 및 탄도 미사일을 탑재한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을 위해서도 많은 방위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의 평화유지활동이 늘어난 것도 군사비 증가의 요인으로 꼽혔다. 군사평론가인 쑹샤오쥔(宋曉軍) 씨는 “이번 리비아 내전상황에서 중국 국민 철수에 나선 인민해방군은 장거리 기동 작전에 많은 약점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3만 명 이상을 철수시키기에 구축함 쑤저우(蘇州)는 너무 작았고 수송기는 러시아제인 IL-76 MD가 고작이었다는 것.
한편 중국과 국경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인도도 올해 국방비를 12.0% 늘려 지난해의 증가율 4%보다 대폭 높게 잡았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군비 경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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