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위기]英가디언 “한국 용병이 진압” 오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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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판, 항의받고 뒤늦게 삭제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인터넷판에서 “한국 용병들이 리비아 민주화 시위 폭력 진압에 앞장서고 있다”는 오보를 내고도 한동안 기사 삭제를 거부했다. 진보성향 매체인 가디언은 19일 뉴스블로그(데이비드 베티 기자 블로그)에 17일 리비아에서 벌어진 상황이라며 “한국 용병과 아프리카 용병이 벵가지 시위대와 전투하기 위해 밀려 들어왔다”는 리비아 여성의 인터뷰를 실었다. 기사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 파일도 첨부했다. 하지만 한국군이 용병으로 동원됐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주영 한국대사관과 외교통상부는 20일 가디언에 해당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한국대사관이 한국 군인은 리비아나 아프리카에 현재 없다고 전해왔다”는 반론만 붙이고 기사 삭제는 거부했다. 이후 한국대사관이 삭제를 계속 요청하자 가디언은 그때서야 뒤늦게 한국 관련 부분과 오디오 파일을 삭제했다.

가디언 독자편집부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및 e메일 인터뷰에서 “용병이라는 개념은 국가를 떠나 사설 계약 업체에 고용된 사람으로 그 나라 정부가 개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현지 주민의 인터뷰를 그대로 실었다”고 해명했다. 또 “리비아에 외국 언론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것을 자유롭게 보도하는 건 우리 권리지만 주장(Claim)과 보도(Report)를 좀 더 신중히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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