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조어 “눈치 없이 무바라크하기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0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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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네티즌, 유머로 무바라크 대통령 풍자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 넌 어쩜 그렇게 무바라크하니?"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네티즌과 시위대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풍자한 각종 신조어와 유머들이 넘쳐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미국 CBS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이집트 인터넷 사업가인 사미 투칸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름을 동사로 사용하면 어떤 뜻이 어울릴지 물었고 많은 네티즌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어정쩡한 행보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답변으로 호응했다.

네티즌들은 그가 대통령직에 미련을 두고 있는 상황을 빗대 동사 '무바라크하다'를 아주 분명한 힌트를 줘도 그 힌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풀이했다.

이밖에도 ▲어이없게 너무 오래 머무르다 ▲어딘가에 찰싹 달라붙다 ▲무언가를 찰싹 붙이다 ▲의자에서 일어나려는데 엉덩이가 의자에 끼어버리다 ▲중독되다 등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카이로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위대의 푯말에서도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는 이어진다.

한 참가자는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떠나라. 원한다면 일단 떠난 다음에 이해해도 좋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다른 참가자는 '텐트 안에서 자고 있을테니 무바라크가 물러나거든 깨워주세요'라는 낙서를 적어놓기도 했다.

또 '떠나라. 이발을 하고 싶다', '떠나라. 20일 전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보고싶다' 혹은 '떠나라. 팔이 아프다'라는 등의 익살스러운 글도 눈길을 끌었다. 처갓집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다른 한 남성은 '무라바크 타도, 우리 장모(丈母) 타도'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참가자는 무바라크가 퇴진할 경우 권력공백이 우려된다는 일각의 주장을 맞받아치듯 '우리가 걱정해야 할 공백은 무바라크의 머릿속 공백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타흐리르 광장 시위대가 외부 불순세력으로부터 비싼 식사를 제공받고 금전적 대가도 받고 있다는 국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 한 시위참가자는 "켄터키 치킨과 100달러를 받으러 광장에 왔는데, 어디서 준다는 건지 찾을 수가 없다"며 비아냥거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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