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로 추방 아리스티드도 “귀국”… 폭풍속의 아이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2일 03시 00분


“뒤발리에, 권력 아닌 은닉 돈 찾으려 귀국”… 뉴욕타임스 분석

지난해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두고 부정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에 독재와 부패로 축출된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귀국하면서 정국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25년 전 축출된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60)이 최근 귀국 직후 체포됐다 풀려난 데 이어 7년 전 부패와 실정으로 국외로 쫓겨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망명생활 중인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58)도 공식 귀국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이 20일 전했다.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오늘이고 내일이고 언제든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력한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귀국)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한 사람의 아이티 국민으로서 고국에 있는 형제자매들의 교육을 도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부패와 실정, 인권 침해로 비난을 받아오다 2004년 2월 반군에 밀려 미국 국적 소형 비행기를 타고 아이티를 떠났다. 아이티에서 여전히 상당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는 그가 귀국하면 아이티 정국에 일대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귀국은 아이티를 위해서나 그의 건강을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티 정부는 최근 거듭된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비자 발급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외신들은 지난해 대지진 참사와 콜레라 창궐 후 미뤄지고 있는 국가 재건 작업이 정국 혼란으로 더욱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뒤발리에 전 대통령의 경우 알려진 대로 재집권을 노린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귀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뒤발리에의 변호인과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3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보석이나 대저택 구입, 이혼한 부인의 위자료 등으로 탕진한 뒤 궁핍한 생활을 이어왔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번 귀국은 자금 인출을 봉쇄하는 법률이 2월 1일부터 시행되기에 앞서 돈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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