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51초의 침묵’ 정적 매케인도 녹였다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WP기고서 “슬픔에 잠긴 미국을 위로한 연설” 극찬
총격 피해자 TV서 티파티 간부에 “넌 죽었어” 고함

8일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 한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분에 못 이겨 보수인사에게 위협을 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사건 당시 왼쪽 무릎과 등에 총상을 입은 제임스 에릭 풀러(63) 씨는 15일 ABC방송의 ‘디스위크’ 녹화장에서 청중석에 앉아 있던 중 보수유권자단체 티파티 간부에게 “당신은 죽었어”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 끌려 나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에서 총기규제 법안이 화두에 오르자 투손 지역의 티파티 설립자인 트렌트 험프리스 씨가 “총기법안 문제는 희생자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논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했다. 이때 퇴역군인인 풀러 씨가 휴대전화기로 험프리스 씨의 사진을 찍더니 “당신은 죽었어”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프로그램 녹화 직후 경찰에 끌려 나가면서도 “당신들은 모두 매춘부야”라고 또 한 번 소리쳤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풀러 씨의 행위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증후군)에 따른 사고로 흔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패장(敗將)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사진)은 애리조나 주 투손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식에서 행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극찬했다. 애리조나 주가 지역구인 매케인 의원은 1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높이는 동시에 감동시켰고, 슬픔에 잠긴 미국을 위로했으며 공직자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줬다”고 칭찬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정책의 많은 부분에 반대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미국의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애국자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매케인 의원은 “우리는 서로 가진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숨길 필요가 없고 각자의 신념을 펼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며 “서로 다른 생각으로 논쟁을 벌이는 과정이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