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언론, “억류 韓어학연수 어린이 70명 곧 추방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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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관계자들도 추방될 듯, '엉터리 학원' 우후죽순

필리핀에서 불법으로 어학연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현지 당국에 억류 중인 한국 어린이 110명 가운데 우선 70명이 추방될 것이라고 현지 ABS-CBN방송이 14일 보도했다.

ABS-CBN은 이민국 관계자 로널드 레데스마의 말을 인용해 지난 7일 수도 마닐라 인근 바탕가스 시 레메리구에 위치한 '판타지 월드 리조트'내의 영어학원에 대한 기습단속에서 적발된 한국인 어린이 70명과 불법적으로 학원을 운영해온 한국인 7명 등 모두 77명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추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국 관계자는 "단속 당시 한국인 어린이들은 입국 전 필리핀 정부에서 발행하는 학업허가증(SSP· Special Study Permit)을 갖고 있지 않는 상태"였다면서, 단속이 자신의 허락 없이 'NIA'(Nazareth Institute of Alfonso)라는 학교명을 사용한 데 불만을 품은 샌드라 캄이라는 사람의 제보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조사 결과 한국 어린이들은 함께 적발된 김모, 전모 등 함께 적발된 한국인 7명의 도움으로 불법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적발된 7명 가운데 6명은 이민허가 없이 필리핀에서 불법취업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한명인 이모 씨는 한국교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앞서 이 방송은 제보자와 한국교민 이모(여성)씨는 동업자였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판타지 월드 리조트에서 한국 어린이들은 1개월 과정의 영어 연수를 받았다면서, 입국 외 목적으로 곧 추방될 상황인 이씨는 NIS의 명칭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ABS-CBN은 그러나 다른 학원에서 연수를 받다 적발된 나머지 43명의 한국 어린이들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언론도 이번을 계기로 영어학원 등 한국인 운영 업체나 업소들에 대한 이민법 관련 단속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리핀측은 또 어학 연수중인 한국인 학생 113명(대부분 초등학생이며 일부 중학생도 포함)의 여권을 압수해 숙소에서 사실상 억류했다. 이들은 겨울방학을 맞아 1인당 200만원¤300만원을 어학연수를 주관하는 필리핀 학원에 내고 이달 초부터 영어연수를 시작했으나 학원측이 영어연수생들이 꼭 받아야 하는 SSP의 수수료 15만원 정도를 필리핀 당국에 지급하지 않아 적법절차를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10일부터 이틀간 담당영사를 외국인 수용소에 파견해 수용자들을 면담하는 한편, 이민청 관계자에게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와함께 인도적 차원에서의 처리를 요청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교민은 "보도 내용을 종합해볼 때 이번 단속도 한국인과 현지인 동업자 사이에 장소 이용 수수료 같은 금전 문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른 곳에서 적발된 어린이들과 학원 관계자들도 추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 마닐라 인근 지역에만 해도 적발된 곳과 유사한, 한국인만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만 최소 20개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영국 또는 호주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점 때문에 수강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지만 돈벌이에만 치중한 상당수 학원들이 학습 내용과 운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데다 자녀를 따라온 일부 부모들의 일탈로 인해 교민사회에서도 골칫거리였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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