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초식남 이어 초식녀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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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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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성생활 관심없다” 48%… 섹스리스 부부도 40%

이성(異性)에 관심이 없고 연애에 소극적인 이른바 ‘초식(草食)계 남성’이 일본에서 화제가 된 데 이어 여성까지도 초식계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육체적 사랑과 같은 육욕(肉慾)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해서 유래된 초식계 현상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들끼리만 모여 고급 레스토랑에서 수다를 즐기는 ‘조시카이(女子會)’가 유행하고 있다.

13일 일본 후생노동성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국 16∼4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생활에 ‘관심이 없다’거나 ‘혐오스럽다’는 응답이 남성의 경우 18%, 여성이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08년보다 각각 7%포인트와 11%포인트씩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성생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2년 전보다 10%포인트씩 증가해 초식화가 두드러졌다.

또 기혼자 가운데 한 달 이상 성생활이 없는 ‘섹스리스’의 비율도 40.8%에 달해 처음 조사를 실시한 2004년에 비해 10%포인트 높아졌다. 해마다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성생활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귀찮기 때문’이 20.9%로 가장 많았고 ‘일로 피곤해서’가 16.1%였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고 있는 조시카이는 여성들의 초식계화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다. 특히 20대 젊은 여성들이 남성과의 미팅보다는 여성끼리만 어울려 먹고 마시고 노는 모임을 즐긴다는 것. 조시카이는 지난해 일본어 유행어 톱10 안에 들었을 정도로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여성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레스토랑이나 술집, 노래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도쿄신문은 여성 전용 레스토랑의 경우 저녁식사가 3000∼5000엔으로 일반 음식점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자기들끼리만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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