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내부문제 신호”…北 도발 놓고 해석분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4일 11시 44분


코멘트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데 이어 연평도를 포격하는 등 최근 들어 공격성을 강화한 데 대해 영국 언론들도 24일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로버트 카플란의 기고문은 북한의 차기 지도부는 김정은, 장성택, 김경희 등으로 다극화될 것인데 정통성이 없고 분열된 체제는 항시적인 전시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권력을 지키려 든다며 북한의 공격성이 최근 강화된 것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카플란은 또 북한의 최근 도발은 미국의 일극적인 해군력과 북한의 침묵으로 지난 수십년 동안 유지돼온 동북아의 상대적으로 온건한 안보환경이 중국의 부상(浮上)과 미국의 군사력 감축, 북한의 불안정 등으로 인해 사라져감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 문제의 핵심은 절대주의적 이데올로기나 종교적 신념, 인종, 심지어 무기확산도 아니고 돈과 권력을 원하는 김정일 일가가 제기하는 분쟁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체제 인정, 평화협정, 제재 및 고립 해제, 물질적 지원, 안정적인 권력세습 등을 주는 대가로 도발 중단과 핵포기, 시장개방 등을 유도한다면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불안정한 핵무장 국가와 공존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한국도 상황을 통제하기에 용이한 입지에 있지 않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3년 전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을 약속하며 집권에 성공했지만 이제 와서 볼 때 한국이 햇볕정책을 포기한 것은 실수로 보이고 이 대통령도 약해보인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동북아 지역의 대량파괴무기(WMD), 적대적인 초강대국들, 핵으로 무장한 북한 체제 등의 배경을 고려하면 북한의 최근 도발로 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핵무기 추가 생산의 대가로 서방의 지원을 얻어내는 것이라며 3차 대전이 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텔레그래프는 북한의 최근 도발이 불러일으키는 진정한 우려는 3차 대전에 관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오랜 기간 동안 지켜온 핵무기 보유에 관한 금기를 재검토할 가능성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인 브론웬 매덕스는 더 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차기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군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탈북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더 나은 삶을 알게 해줘 탈북을 부추긴 TV와 영화들도 이번 사건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