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티칸 ‘주교 서품 마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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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천주교계, 4년만에 또 교황청 승인없이 강행

중국 천주교계가 교황청의 반대에도 ‘천주교애국회’ 소속 주교의 서품식을 강행했다. 중국 천주교계는 정부가 관리 운영하는 관제 교회와 교황을 따르는 지하 교회로 나눠져 있고 천주교애국회는 관제 교회를 관리하는 단체다.

20일 허베이(河北) 성 청더(承德) 핑취안(平泉) 교회에서 이날 삼엄한 경비 속에 궈진차이(郭金才) 주교에 대한 서품이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전했다. 중국 천주교계가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를 서품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18일 교황청은 궈 주교 서품을 승인하지 않았고 교황청을 따르는 성직자를 강제로 서품식에 참석시킬 경우 바티칸과 중국 관계가 악화될 것을 경고했다. 홍콩 교구 조지프 쩐 추기경은 이번 주교 서품은 ‘적법하지 않고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서품식에 바티칸 측 성직자들이 강제로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천주교애국회 측은 “올해 주교 10명 이상이 서품을 받았고 대부분 교황청도 분명히 찬성했다”며 “이번 주교 서품도 교황청이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천주교계와 교황청 관계는 교황청이 1951년 대만정부를 인정하면서 단절됐다가 2007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중국 인민에 대한 찬사와 종교 자유 확대 등을 언급하면서 관계 변화 조짐을 보여 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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