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D-4… LA 민주당 지지 풀뿌리운동단체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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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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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전화부대’ 열기 후끈… 자원봉사하며 선거현장 체험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페르난도밸리의 민주당 지지 풀뿌리운동 단체인 ‘샌페르 난도밸리의 민주당(DPSFV)’ 사무실에서 고교생들이 유권자들에게 다음 달 2일 중간선거투표를 독려하는 전화를 걸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페르난도밸리의 민주당 지지 풀뿌리운동 단체인 ‘샌페르 난도밸리의 민주당(DPSFV)’ 사무실에서 고교생들이 유권자들에게 다음 달 2일 중간선거투표를 독려하는 전화를 걸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11월 2일에 잊지 말고 꼭 투표하세요. 민주당을 찍으실 거죠?”

26일 오후 로스앤젤레스에서 24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샌페르난도밸리의 한 1층 건물. 유리로 된 건물 외벽엔 다음 달 2일 미 중간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팸플릿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민주당에 투표하세요(Voting Democrats)’라고 적힌 카드가 여기저기 붙어 있고 ‘선거에는 결과가 있다(Election has conse-quences)’며 투표권을 적극 행사할 것을 권유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6인용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고등학생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이 사무실은 ‘샌페르난도밸리의 민주당(DPSFV)’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민주당 지지 비영리조직인 풀뿌리운동단체. 사무실 뒤편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웃는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컴퓨터를 앞에 놓고 학생들의 전화응답 결과를 열심히 살피며 데이터를 입력하는 탈런 할아버지는 이미 100시간 넘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의 까만 티셔츠에는 ‘바버라 복서에게 투표하라(Vote for Barbara Boxer)’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3선의 캘리포니아 주 민주당 상원의원 홍보 티셔츠다.

DPSFV 회장인 아지 케슬러 씨는 “30년 동안 풀뿌리 선거운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런 할아버지에게 “열심히 봉사했으니까 이번에는 티셔츠가 아니라 재킷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고교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임무를 할당하는 로즈 텔러 할머니는 “학생들이 5시간 자원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고 가는 데 재미를 붙여 계속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대통령선거 때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한 ‘전화부대’ 고교생은 모두 300여 명. 이들은 5, 6명씩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느라 정신이 없었다.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유권자 집에 전화를 걸어 중간선거에 기권하지 말고 꼭 투표하라고 권유하는 게 그들의 일이다. 물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하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학생들이 건 전화는 모두 26만 건. 전화를 받지 않으면 투표독려 음성메시지를 남겨둔다. 또 일부 학생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선거팸플릿을 문 앞에 걸어 두고 오기도 한다.

친구 짐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가한 샌페르난도 고교 4년생인 존은 “부모님들이 모두 민주당을 지지해 내가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옆에 앉은 짐은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얘기하면 대부분 동조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생큐’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고 말했다. 미국 중고교생은 학기마다 지역 봉사활동으로 일정한 시간을 채워야 한다. 학생들은 투표권은 없지만 비영리단체에서 자원봉사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봉사활동을 통해 선거가 어떻게 꾸려지고 우리 지역에 어떤 후보가 출마하며 민주-공화 두 당의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 현장에서 체험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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