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재앙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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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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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장단기 경기부양엔 정부투자가 해법”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사진)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조치가 현 상황에서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9일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양적완화 조치를 적극 지지하는 이들조차 그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이 정하는 명목 금리가 아니라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지, 이자는 얼마나 내는지의 문제”라며 “FRB가 제로금리를 유지해왔지만 미국 중소기업은 훨씬 높은 금리를 내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써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번 미국 불황 당시 FRB의 금리인하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앙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며 “기업은 저금리에도 투자를 늘리지 않았고 시중에 늘어난 돈은 부동산 거품을 키웠으며 이는 소비 붐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스티글리츠 교수는 “FRB가 수조 달러를 투입해 매입한 모기지(주택저당채권)와 장기 채권의 가치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떨어질 것”이라며 “FRB는 시중 은행과 달리 시가평가(mark to market) 방식을 쓰지 않으므로 손실이 없는 척할지도 모르지만 거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 완화책의 대안으로 교육과 기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뼈대로 한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정부의 부채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정부 재정투자의 효과는 비용보다 훨씬 컸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라며 “정부 투자는 장단기적으로 생산과 세수를 모두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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