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석유항인 마르세유의 항만파업이 15일로 19일째를 맞은 가운데 상당수 정유공장까지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원유 하역과 유류제품 출하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마르세유 화물터미널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정부의 항만개선 계획에 반대하는 파업에 돌입했다. 화물터미널 노조는 유조선의 원유 하역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가 12일 정부의 연금개혁 입법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단행한 게 항만 파업에 불을 지른 격이 됐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15일 현재 전국 12개 정유공장 가운데 토탈사의 6개 전 공장을 포함한 8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고 유류 제품 출하가 봉쇄됐다. 마르세유 항 인근 5개 기름저장소도 노조에 의해 봉쇄됐다. 업계에서는 전체 석유제품 생산 능력이 70% 정도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부의 일부 주유소에서는 기름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들이 보고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봉쇄된 기름저장소에 진압경찰 투입을 명령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다른 지역의 기름저장소 봉쇄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14일 정부에 전략비축유를 공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견인업계에서는 디젤 부족으로 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회사들은 정부에 공권력을 동원해 노조의 공장 봉쇄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도미니크 뷔스로 교통장관은 이날 상원에서 “우선 정유회사들이 만일에 대비해 갖고 있는 10∼12일분의 비축유를 먼저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며 “이후에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뷔스로 장관은 “사재기가 없어지면 석유제품 부족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국민이 98.5일간 사용할 수 있는 전략비축유 1700만 t을 보유하고 있다.
노동계는 생산이 중단된 정유공장을 재가동하려면 최소 4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며칠 내에 공장 가동에 들어가지 않으면 일주일 뒤부터는 전국 주유소에서 석유제품 부족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거대 노조들은 19일 또 한 번의 전국적인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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