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 D·C 교육감 전격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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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공교육 개혁…3년반만에 하차

미국 워싱턴 D.C.의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온 한국계 미셸 리 교육감이 13일 전격 사퇴했다.

리 교육감은 이날 차기 워싱턴 D.C. 시장으로 사실상 굳어진 빈센트 그레이 D.C 시의회 의장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3년 반 동안 격동의 세월을 거치고 교육감 자리를 떠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나, 그레이는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팀과 일할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리 교육감은 "간단히 말해서 교육개혁을 계속해 나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현재의 개혁가(미셸 리 자신)가 물러나는 일이라는데 (나와 그레이는)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민주당내 워싱턴D.C. 시장 경선에서 승리한 그레이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흑인여성인 카이야 헨더슨 부교육감을 임시 교육감에 임명한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교육계에서는 헨더슨 부교육감이 차기 시장 당선이 확실시되는 그레이 의장계 인물이어서 리 교육감의 후임에 차후 정식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로써 워싱턴 공교육에 대한 야심 찬 개혁과 뚜렷한 성과 덕분에 일약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던 리 교육감은 3년 반의 활동을 마치고 일단 교육현장을 떠나게 된다.

리 교육감의 퇴진은 전격적이기는 하지만, 그의 후견인이었던 애드리언 펜티 현 시장이 지난달 14일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함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리 교육감은 그레이 시의장이 경선에서 승리하자 "그레이 의장이 과연 교육개혁을 유지해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인기없는 결정'을 내릴 정치적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혀 사실상 결별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2007년 펜티 시장에 의해 발탁된 리 교육감은 취임 직후부터 무능교사 퇴출을 포함한 대대적인 공교육 개혁을 추진해왔고 이로 인해 교원 노조 측과 갈등을 빚어왔지만 워싱턴 각급 학교의 만성적인 학력부진을 타개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펜티 시장은 "리 교육감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성과뿐만아니라 교육시스템에 신명나는 분위기를 가져다 줬다"면서 "그야말로 힘들기만 하고, 생색도 나지 않는 일을 마다않고 해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리 교육감은 교사의 질 향상, 수월성 교육 도입, 최저수준의 학교 폐쇄 등 많은 과제를 남긴 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리 교육감의 사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시장 경선에서 중립을 지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리 교육감과 펜티 시장이 하고 있는 중요한 일들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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