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한달 앞으로… ‘권력 변화’ 관전포인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공화 40석 추가해 하원 장악할까

4주 뒤인 11월 2일은 미국 중간선거일이다. 현재 민주당은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으며 주지사 수에서도 26 대 24로 우위를 보이는 등 국정운영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거의 모든 여론조사기관 및 언론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예견하고 있다. 하원은 435개 전 지역구, 상원은 100석 중 3분의 1인 36석이 선거대상이며 주지사는 39개 주에서 선거가 열린다.

최대 관심사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이다. 현 178석에서 40석을 추가할 경우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현 하원의장은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공화당 하원원내대표에게 의사봉을 건네줘야 한다. 현재 공화당 원내대표는 오하이오를 지역구로 갖고 있는 존 베이너 의원이다. 미국의 하원의장은 한국의 국회의장과 달리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대통령 유고 시 권력승계에서 부통령 다음 순위다. 다수당 지도부 구성은 물론 승자독식에 따라 모두 차지할 수 있는 하원 각 위원회의 위원장 임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텍사스 A&M대 정치학과 존 본드 교수는 “한마디로 미국 내 입법은 하원의장으로 통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드로윌슨센터의 돈 울펜스버거 의회담당 국장은 “대통령과 다른 당 소속 하원의장은 극단적으로 말해 국정운영을 중단시킬 수 있는 힘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의원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하원 내 지한파들의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민주당 다이앤 왓슨 의원은 이번 선거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했고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걸 의원은 의회 윤리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되는 등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탈북자 인권신장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과 2007년 미국의회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댄 버튼 의원은 당선 안정권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하원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샌더 레빈 세입위원장(민주) 역시 무혈입성이 점쳐진다. 1983년부터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미시간 주를 대표하고 있는 레빈 의원은 자동차 재협상 없이 한미 FTA 의회 비준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새로운 당선자들이 확정된 뒤 열리는 이른바 ‘레임덕 회기’에서 한미 FTA 문제가 다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워싱턴 정가는 반워싱턴 정서와 현역 의원에 대한 ‘바꿔 열풍’이 강력히 불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올해 선거에서 현직 의원이 대거 낙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11월 넷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연휴와 12월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사이에 잠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레임덕 세션에서 중요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레임덕 기간 중 미국 의회는 차기 원구성과 원내 지도부 구성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한미 FTA가 민주, 공화 양당의 컨센서스로 통과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만큼 새로운 원구성 이후인 2011년에 비준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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