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 변화 외친 동생 택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1-04-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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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밴드 형제의 결투’ 黨대표 경선서 역전승
3라운드까지 형이 우세… 노조 지지로 뒤집어
‘형제의 결투’로 관심을 모아온 영국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동생인 에드 밀리밴드 후보(41)가 형 데이비드 밀리밴드 후보(45)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0번째 노동당 당수에 올랐다. 2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발표된 경선 투표 결과 에드 후보는 4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7만5519표(50.65%)를 얻어 14만7720표(49.35%)를 얻는 데 그친 데이비드 후보를 따돌렸다. 영국은 총리이자 보수당 당수인 데이비드 캐머런(44), 부총리인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43)와 함께 여야 3당 당수를 모두 40대가 장악하게 됐다.

에드 후보는 하원 및 유럽의회 의원, 당원 투표에서는 데이비드 후보에게 밀렸지만 노조 선거인단에서 압도적 우세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경선은 5명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1라운드부터 최저득표자가 한 명씩 탈락하고 탈락자의 2순위표를 나머지 후보가 가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 결과 3명이 탈락한 3라운드까지 데이비드 후보가 에드 후보를 앞섰으나 4라운드 맞대결에서 고배를 들었다.

지난 수개월간 데이비드 후보가 앞서온 판세를 일거에 뒤집은 건 변화와 세대교체의 열망이었다. 영국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중도적 색채가 강하고 안정감 있는 데이비드 후보가 줄곧 앞섰지만 젊은 층과 노조의 강한 개혁 요구가 모아져 에드 후보의 역전승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경험과 안정’보다 ‘젊음과 변화’를 택했다는 것.

에드 당수는 당선 소감에서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오늘부터 변화의 요구를 이해하는 새로운 세대가 노동당을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 데이비드를 사랑한다”며 “앞으로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후보는 선거참모들에게 “에드가 통합된 당을 갖기를 진정으로 원한다. 그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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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당수는 노동당의 진로와 관련해 선거 캠페인에서 주장해온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고소득층 증세, 복지 축소 반대, 재정지출 확대 등의 공약을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가 숙제다. 이 공약들은 노조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토니 블레어 당수 때부터 지향해온 당의 중도 지향적 노선을 일거에 뒤집는 것이어서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에드 당수는 자신의 이름(Ed)을 빗댄 ‘레드(Red)’로 불릴 정도로 노조와 좌파 당원의 지지를 받았지만 당을 통합할 시점에서 오히려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에드 당수의 첫 시험대는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5개년 재정긴축정책에 대한 노동당의 대안을 내놓는 것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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