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교종파 조동종 “과거사 반성”

  • 동아일보

일제 조선인 강제징용 등 참상 담은 영상물 한국 전달

일본의 대표적 불교 종파인 조동종(曹洞宗)이 한일강제병합 등 과거사를 반성하고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징용자의 유골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상물을 만들어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19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조동종 총무청은 지난달 말 ‘무연고 유골의 과거 현재 미래-조선 출신자의 유골은 왜 남겨졌는가’라는 제목의 영상물을 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지원위)에 보내왔다. CD 형태로 제작된 영상물에는 조동종을 비롯한 일본 종교단체가 일제 당시 식민지 정책에 호응해 민족 말살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토지 약탈과 지하자원 수탈, 조선인 강제 동원 등의 참상을 저질렀다고 소개했다. 또 일본인 대학 교수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조선인을 강제 동원한 실태에 대한 증언도 담겨 있다. 조동종은 일본 불교계의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한편 일본 내 역사 교육을 위해 동영상을 제작했지만 한국에서도 교육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끔 지원위에 CD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종은 일본 내 1만5000여 개의 사찰이 있는 큰 종파로 1992년에 한일강제병합 당시 종단의 책임을 인정하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참사문(懺謝文)을 작성했다. 이어 2005년에는 조동종 안에 인권옹호추진본부를 만들어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 봉환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오고 있다. 지원위 관계자는 “일본 종교계가 과거 식민 지배를 스스로 반성하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원위는 영상물에 한글 자막을 넣어 교육기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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