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오자와 담판 결렬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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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실권없는 트로이카체제 제안 거부 “출마 강행”
간, “옛날로 돌아가나” 지지자 거센 반발 극복 못한 듯

사실상 일본 총리를 뽑는 9·14 민주당 대표선거가 1일 선거공고와 함께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은 31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정면승부를 다짐했다.

○ 최후 담판 결렬과 원인


이들은 선거공고를 하루 앞둔 31일 최종 담판을 통해 정면충돌을 피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렬됐다.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반(反)오자와 노선을 그만두고 트로이카(삼두마차) 체제를 복원해 거당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오자와 전 간사장의 출마의사를 꺾지 못했다. 트로이카 체제는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중심이 돼 정권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으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영향력 복원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정운영에서 자신을 철저하게 배제해온 간 총리에 대한 오자와 전 간사장의 분노는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필생의 꿈이었던 ‘총리’에 대한 권력의지도 강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반오자와 노선의 선봉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과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을 교체하고 당 운영권을 넘기라는 요구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간 총리는 고문과 같은 ‘실권 없는 명예직’을 줄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 총리가 밀실담합과 인사거래, 반오자와 노선 포기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다. 간 총리가 트로이카 체제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지 그룹은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 출마 포기의 대가로 간 총리가 오자와 그룹을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등 반오자와 진영은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간 총리로서는 자칫 반오자와 기치로 뭉친 지지기반과 정치개혁 명분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고 본 듯하다. 그가 “최종 담판에서 인사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한 것은 이를 의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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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후유증 당 분열 우려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담판이 결렬된 직후 “거당체제로 힘을 합쳐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선거는 선거인 만큼 확실하게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간 총리도 “일본을 바로 세우고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누가 이기든 선거 후유증으로 당이 분열되고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번 선거는 당 대표가 되면 곧바로 총리 직을 차지하는 권력투쟁이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고, 선거과정에서 당이 선명하게 두 쪽으로 갈라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막판 대타협을 시도한 것이나 결렬 후 이구동성으로 “선거 결과가 어떻든 협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결과다.

대표선거는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간 총리와 당 조직을 다수 확보한 오자와 전 간사장이 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양상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이긴다면 민주당 정권 출범 1년 만에 3명의 총리가 나오게 되고 간 총리는 재임 100일을 못 채우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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