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06년 유바리市 파산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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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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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비율 등 감시기준 法에 명시

2006년 6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 시의 나카타 데쓰지(中田鐵治) 시장은 “시 재정이 바닥났다”며 파산을 선언했다. 영화제 개최 도시로 유명했던 유바리 시의 예상치 못한 파산 선언에 일본 정부는 당황했다. 당시 유바리 시의 누적 적자는 630억 엔(약 8685억 원)으로 2005년 시 전체 예산인 45억 엔의 14배나 됐다.

한때 24개의 탄광이 영업을 하며 번성했던 유바리 시의 재정이 파탄난 것은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 때문이었다. 주 수입원인 탄광사업이 하향곡선을 그리자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며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섰다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일본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려 있다는 점은 최근 한국의 상황과도 닮은꼴이다. 지방정부가 폭증하는 부채를 감추기 위해 공기업을 이용하는 점도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가 2007년 공포한 지방재정 건전화 조치들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정부는 1955년부터 시행해 온 ‘지방재정재건촉진특별조치법’의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파산 이후 지자체가 취해야 하는 조치에 대해서만 법으로 정했던 것을 △건전 재정 △조기 건전화 △재정 재생의 세 단계로 나눠 조치의 내용을 구체화했다. 파산까지 이르진 않았더라도 실질적자 비율이 전체 재정의 3.75%(광역), 11.25%(기초)를 넘어서거나 지방채 비율이 25% 이상이면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유바리 시가 늘어나는 적자로 지방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필요한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려 충당하는 식으로 재정위기를 감추고 산하 공기업들을 통해 분식회계를 했던 점에도 주목했다.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판단할 때 산하 공기업과 관광사업 등 특별회계 부분까지 모두 살피도록 바꿨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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