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무대 데뷔 간 총리, G8회의서 ‘외톨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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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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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총리들과 달리 ‘국내파’
언어 장벽에 외교 경험 부족
정상들 대화 못끼고 뒷전에

간 나오토(菅直人·사진) 일본 총리가 외교 데뷔 무대인 캐나다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보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25일 점심식사와 기념촬영이 끝난 후 각국 정상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하게 어울렸지만 간 총리만 대화에 끼지 못하고 혼자 맨 끝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외교 데뷔 무대였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다른 정상들과 잘 어울린 것과 대비됐다.

간 총리가 정상들과의 사적 교류에 잘 어울리지 못한 것은 언어 장벽과 외교 경험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소 다로(麻生太郞),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등 최근의 총리들은 모두 외국 유학 등 해외 경험이 풍부하지만 간 총리는 순수 국내파다. 간 총리 스스로 “난 외교적 발언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외교에 능숙하지 못하고 국제적 사안에 관심도 많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하토야마 내각에서 부총리를 맡았으나 국내외 최대 현안이었던 후텐마(普天間) 문제에는 아예 관여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간 총리는 G8 정상회의에 대비해 일찌감치 외무성 관료들로부터 과외수업을 받은 것은 물론 미국에서 일본 전문가로 손꼽히는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교수를 21일 밤 총리 관저로 초빙해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하는 방법을 자문했다. 22일엔 정상외교 경험이 풍부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에게서 특별 개인교습을 받기도 했다. 결국 이런 노력은 별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G8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일본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에 이례적으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이 배석해 간 총리를 보좌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간 총리 측은 정상외교 데뷔 무대에 외상이 배석하면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안전운행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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